누군가를 사랑하는 일과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주는 일 중 뭐가 더 고마울까? 흔히 간과하는 후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드라마가 <선재 업고 튀어>다. 이 드라마에는 고맙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살아 있어줘서 고맙다, 이 세상에 존재해줘서 고맙다… 청춘 로코에서 이토록 비장하고 절절한 감정 표현이 등장하는 건, 이 드라마의 연애가 팬과 아이돌의 관계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tvN ‘선재 업고 튀어’ 스틸 컷주인공 임솔(김혜윤)은 고교 때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었다. 병원에서 죽음을 떠올리던 그는 우연히 라디오에 출연한 신인 아이돌과 전화 통화를 하게 된다. “살아 있어줘서 고마워요”라는 류선재(변우석)의 말에 솔은 심경 변화를 일으킨다. 15년 후, 서른네 살이 된 솔은 누구보다 밝고 건강하게 산다. 선재는 그의 ‘최애’가 되었다. 과거 ‘스타’가 별세계에 존재하듯 멋지기만 한 존재였다면, 오늘날의 ‘최애’는 팬들이 스스로 키우고 지켜내야 할 미완의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