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바르고, 숨을 쉬어 미세 플라스틱으로 가득해진 나.
“글리터는 막연한 위기를 맞이했어요.” 지난 3월호 미국 <보그>에 실린 뷰티 칼럼에서 시선이 집중되는 대목이었다. 빛을 받으면 환상적인 분위기가 발산되는, 뷰티 월드에서 관습에 대한 초월과 매혹을 상징하던 글리터의 종말이라도 오는 걸까? 가능성이 없지 않다. 지난해 10월, 유럽연합이 미세 플라스틱 글리터의 금지령을 공표했기 때문이다. 2027년 샤워 젤, 클렌저에 글리터를 함유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되며 2035년부터는 모든 상품에서 글리터 사용이 금지된다. 태평양 수면으로부터 10km 아래에 있는 마리아나 해구, 에베레스트의 정상처럼 인적이 닿지 않는 곳조차 입자가 발견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마땅한 처사다. 동시에 비극적이기도 하다. 글리터만이 표현할 수 있는 그 영롱함과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는 볼 수 없는 밋밋한 미래가 코앞으로 닥쳐오고 있으니까. 또 다른 비극은 플라스틱 지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