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사이 인상이 순하게 변했다고요. 예전에도 사납다는 느낌은 못 받았어요.
의외로 그렇게 여기는 분도 있지만, 사나워 보인다는 말 정말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오해를 사는 일도 종종 있었고요. 그런 이미지를 무대에서 스타일로 활용하는 건 좋았지만, 사적 영역으로까지 투영되면 뭐랄까. ‘대미지’가 생기는 경우가 있어요.
상처를 받았나요?
그런 건 아닌데, 사람들이 저에게 편히 말 걸고 다가오게 하는 기회를 놓친 것 같아요.
그런데 성격이 변한 거 아니에요? 얼굴만 변할 순 없잖아요. 사람의 얼굴엔 지나온 길이 새겨지는 법이니까.
성격도 엄청 변했죠. 저도 그걸 체감하고 있어요. 거울을 보면 그날 기분이 비치잖아요. 지금의 저는 10년 가까이 기분을 축적해온 피사체 같아요.
기분을 축적했다는 말이 재밌군요.
그러니까 지난 10년간 내가 어떤 기분으로 살았는지가 지금의 나를 만든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