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바젤 홍콩에서 해맑은 ‘꽃’ 모자를 쓴 무라카미 다카시와 마주쳤다. 62세의 나이로 일주일에 3개국을 오가는 고단한 예술 여정에도 그는 두 손을 활짝 펴고 스스로 꽃이 되었다. 목표를 정했다면 치열하게 순응하는 것. 그것이 해학적인 예술가 무라카미의 행복론이다.
홍콩에서의 마지막 일정인 <보그>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그가 스태프에게 유일하게 요구한 것은 불고기버거였다. 홍콩 빅토리아 하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객실에서 식욕을 간편하게 충족한 무라카미와 지금 시대에 관해, 삶과 예술에 관해 논했다. “매 순간 회사가 파산하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어요. 정말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해맑게 웃는 이유는 단지 그 때문이에요. 스튜디오에서는 늘 얼굴이 회색빛이죠.”아트 바젤 홍콩 기간에 열린 신로 오타케와의 대담을 마치고 그랜드 하얏트 홍콩 호텔에서 마주한 무라카미 다카시(Takashi Murakami)의 컨디션은 다행히 나쁘지 않아 보였다. 그의 ‘꽃(Flower)’ 캐릭터를 형상화한 무지개색 모자도 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