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태되지 않기 위해 김여진이 감행하는 변화는 천국보다 낯설다.
비대칭 오프숄더 점프수트는 릭 오웬스(Rick Owens).
넷플릭스, VOD 없이 TV 드라마가 전 국민의 공통 여가였던 시절, 악역을 연기한 배우는 식당에 갈 때 등짝을 조심해야 했다. 착한 주인공에게는 반찬 서비스가 주어졌지만, 악역에게는 식당 주인아주머니가 서슴없이 등짝을 갈겼기 때문이다. <빈센조>에서 김여진은 등짝 스매싱 대신 꼴 보기 싫다, 꼭 좀 죽었으면 좋겠다 같은 댓글을 두 팔 넘치게 받았다. 그리고 홍유찬 변호사(유재명 분)를 죽인 다음 날 아침, 김여진은 시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앞도 뒤도 없이 사람을 그리 죽이나! 시어머니는 온 국민을 대신해 화를 버럭 내셨다.
김여진이 연기한 최명희는 정말이지 기이했다. 검사 출신 변호사라는 탄탄한 이력을 지닌 채 파마머리에 안경을 쓴 일상적인 외모로 살인을 사주했다. 그러고 정작 본인은 게걸스럽게 생선초밥이라거나 쌈을 먹어 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