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 노래에 대한 원고를 쓰면서 다른 장르의 노래를 끌어다 비교한 적이 있다. 노랫말의 아름다움이나 신선함을 말할 때 내가 자주 예로 드는 노래였고, 비교한 노래는 황당함을 넘어 황망함을 느꼈던 노래다. 전자는 박정수(소리창조)가 부른 그대 품에 잠들었으면이고, 후자는 남녀공학의 삐리뽐 빼리뽐이었다. 1991년 발표된 그대 품에 잠들었으면은 지금도 라디오에서 나오는 고전이 되었고, 2010년에 나온 삐리뽐 빼리뽐은 노래를 부른 남녀공학이라는 이름마저 희미해졌다.
그대 품에 잠들었으면은 조기원이 가사를 쓰고 싱어송라이터 백영규가 작곡한 노래다. 백영규는 일찌감치 슬픈 계절에 만나요라는 감성적인 노래로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신인 가수 박정수에게 노래하게 한 그대 품에 잠들었으면은 발표 당시부터 시적 표현이라는 찬사와 함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무엇보다 홑이불처럼 사각거리며 가슴 저미는 그리움 쌓이고 세상에 온통 시들었어도 깊고 고요한 그대 품에서 잠들었으면란 구절은 사람들의 가슴에 깊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