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 댄스, 댄스!

“그러니까 춤을 추는 수밖에 없는 거야. 그것도 남보다 멋지게, 다들 감탄할 만큼 능숙하게.” ─ Haruki Murakami <Dance, Dance, Dance>

무용수 양지연과 정주령은 국립현대무용단의 새로운 작품 <정글>에 출연한다. <정글> 속 정글은 인체의 본능과 생명력이 치열하게 맞부딪히는 곳을 의미한다. 만드는 것과 만들어지는 것, 감춰진 것과 보이는 것, 멈춰 있으나 흐르고, 여유로운 듯 보이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정글 곳곳의 장면은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우리의 삶과 꼭 닮았다. 양지연이 입은 트렌치 코트는 여러 개의 태양과 초승달로 사계절을 표현한 ‘트왈 드 주이 솔레일(Toile de Jouy Soleil)’ 패턴이 돋보인다.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는 패션을 여성이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저마다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정의한다. 기존 질서에 맞서 독립을 주장하고 체제에 도전하는 여성에 초점을 맞춰 건축적 실루엣으로 완성한 룩을 입은 정주령과 양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