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감 자국이 있는 파란색 아르마니 수트를 입고 있었어요. 너무 말라서 뼈만 남은 그의 몸에서 수트가 헐렁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신발은 신지 않은 채였죠. 온통 물감 범벅이었어요. 책 <바스키아의 미망인>을 써낸 제니퍼 클레멘트는 비싼 조르지오 아르마니 수트를 입고 그림을 그리는 그 유명한 장 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의 모습을 이렇게 묘사한 바 있다. 바스키아는 아르마니 수트만 함부로 취급한 게 아니었다. 자신의 그림조차 아무렇게나 대했다. 그가 이스트 빌리지에 있는 여자 친구 수잔 멀록의 집에 살 때 바닥에 널브러진 그림엔 그가 밟고 다닌 운동화 발자국이 덕지덕지 나 있었다. 심지어 그 운동화 자국의 색과 형태로 제작 연도를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영화 <바스키아>를 만든 영화감독이자 화가인 줄리안 슈나벨은 이렇게 말했다. 바스키아만큼 자기 작품을 물리적으로 학대한 작가는 없어요.
New York, New York, 1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