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표기법이 개정되며 와사비가 아닌데 와사비라 표기한 제품이 수두룩하게 드러났다. 지금껏 먹어온 와사비가 와사비가 아니면 무엇이 와사비란 말인가.
‘와사비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앞으로의 긴 이야기는 이 질문으로부터 출발할 것이다. 우리가 먹은 게 가짜 와사비였을까? 일단 그렇다. 이번에 식약청에서 적발한 사례의 요지는 와사비나 고추냉이라는 이름을 붙인 제품에 해당 재료를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식품 패키지 뒤를 보면 식품의 각 요소를 표기한 표가 있다. 그 표의 원재료명에 적혀 있는 것이 실제 재료다. 와사비가 아닌데 와사비라고 표기한 재료의 주인공은 겨자무다. 겨자무는 서양고추냉이라고도 하고, 이것이 무엇인지는 이 식물의 현지 이름을 알면 간단해진다. 홀스래디시 Horseradish. 외국 식품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홀스래디시 드레싱이 바로 이 제품이다. 가공하지 않은 홀스래디시는 흰색을 띤다. 여기에 연두색 식용 색소를 넣고 와사비라고 파는 업체가 이번에 적발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