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템으로 돌아온 앞치마, 그 속에 담긴 여성의 의미
할머니는 1932년생이었습니다. 평생 아무에게도 ‘집안의 여자’ 자리, 즉 살림을 책임지는 이의 자리를 한 번도 내준 적 없는 분이었죠. 딸, 며느리, 손녀 그 누구에게도요. 앞치마를 생각하면 늘 할머니가 떠오르는 이유입니다. 할머니는 늘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어요. 앞치마는 할머니를 집안 살림을 이끄는 수장이자 ‘여자 가장’으로 만들어주는 도구였습니다. 그런 앞치마가 다시 패션 아이템으로 돌아왔고, 논의의 중심에 섰습니다. 오늘날 앞치마는 여성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Miu Miu 2026 S/S RTW. Acielle / Style Du Monde앞치마의 역사는 옷의 역사와 함께 시작됐습니다. 고대 이집트, 그리스, 로마에서도 사용한 흔적이 있을 정도로 역사가 길죠. 흔히 알고 있듯 처음 목적은 옷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고요. 단순한 기능적 의복이던 앞치마는 시간이 흐르며 ‘사회적 신분과 역할을 드러내는 장치’가 되었습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