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 로게가 말하는 마르니의 세 번째 챕터
‘지각변동’이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닐 만큼, 최근 몇 년 사이 럭셔리 하우스에서는 대규모 인사이동이 이어졌다. 디자이너와 브랜드 DNA의 균형을 두고도 말이 많았다. 마르니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메릴 로게는 그 논쟁을 가뿐히 비껴간다. “마르니가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인생의 여러 단계에서 어떤 의미였는지에 대한 기억이 생생해요.” 마르니 데뷔 쇼를 앞둔 메릴 로게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메릴 로게가 마르니 본사에서 자신의 데뷔 컬렉션 스웨터를 입고 있다. Guglielmo Profeti“닳고 닳을 때까지 신었죠.” 로게는 2008년 무렵 마크 제이콥스 어시스턴트로서 받은 첫 월급으로 마르니의 나무 플랫폼 샌들을 샀다. 그보다 훨씬 전, 10대 시절에는 오빠 결혼식에 마르니의 그린 스커트를 입고 갔다. “그 옷은 나를 나답게 만들면서, 나를 더 표현하고 드러낼 수 있게 해줬어요. 그 시절 마르니를 입던 사람들은 시끄럽지 않으면서도 분명한 개성이 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