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퍼도, 펌프스도, 앵클 부츠도 아닌 ‘이 신발’이 올해의 주인공!
앵클 부츠는 답답하고, 그렇다고 날렵한 펌프스를 꺼내기엔 아직 바람이 매섭죠. 이 애매한 시점에 뉴욕 패션 위크 런웨이에 반복적으로 등장한 신발이 있습니다. 로퍼나 펌프스 같은데, 둘 다 아닌 묘한 구두입니다.
Michael Kors 2026 F/W RTW발등을 반절 정도 덮고, 앞코의 각은 살짝 둥글린 스퀘어 형태 신발입니다. 굽은 가늘게 빠지지 않고, 묵직하게 떨어지는 블록 힐이죠. 전체적으로 매끈하고 장식은 거의 없습니다. 번쩍이는 스트랩도, 리본도, 버클도 없죠. 이렇게 심심하고 투박한 형태가 2026 가을/겨울 컬렉션에 거듭 등장했습니다. 한 도시에서만 벌써 세 브랜드가 선보였죠. 캘빈클라인, 프로엔자 스쿨러, 마이클 코어스에서 스타일리스트 가브리엘라 카레파 존슨(Gabriella Karefa-Johnson)이 짚어냈듯, 이 신발은 올드 셀린느 시절 피비 파일로가 보여주던 묘하게 섹시한 구두의 계보를 떠올립니다. 단정해 보이지만 어딘가 불편한, 얌전한데 묘하게 도발적인 그 감각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