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 연애소설] 장강명의 ‘불가능한 것을 제외하고’
연애도 일종의 판타지라면, 마음껏 기대하고 상상하는 쪽을 택하겠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모호한 사랑의 감각을 의미심장하게 곱씹고 더듬는 김기태, 김초엽, 민지형, 박상영, 원소윤, 장강명, 정세랑, 천선란 작가의 초단편소설처럼.
불가능한 것을 제외하고
Pexels적당히 분위기 좋은 바였다. 적당히 어둑어둑하고, 틀어놓은 음악도 적당히 괜찮고, 음량도 적당하다. ‘적당히’라는 말을 ‘무난히’라고 바꿔도 상관없다. 무엇 하나 인상적이지 않다는 뜻도 된다. 연지혜는 그날 그 바에서 만나기로 한 상대에 대해서도 같은 인상을 품고 있었다. 일하면서 만나야 하는 그 직군 종사자 중 딱히 인상적이지는 않지만 적당히 괜찮은 사람. 그러나 바도, 업무 상대도, 모든 면에서 적당히 괜찮기는 참 힘들다. 대개는 인상적으로 안 괜찮은 부분들이 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변호사님. 오래 기다리셨나요?”
“아닙니다, 형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