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 연애소설] 김초엽의 ‘총체적 사랑의 감각’
연애도 일종의 판타지라면, 마음껏 기대하고 상상하는 쪽을 택하겠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모호한 사랑의 감각을 의미심장하게 곱씹고 더듬는 김기태, 김초엽, 민지형, 박상영, 원소윤, 장강명, 정세랑, 천선란 작가의 초단편소설처럼.
총체적 사랑의 감각
Pexels은재가 처음에 그 모임 사람들을 만났을 때는 좀 희한하다고만 생각했다. 보통 이별한 사람들의 특징이 뭔가. 구질구질하고 애잔하고 불행하고 세상이 다시 한번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사람들 특유의 감정이 요동치는 비참한 눈빛 아닌가. 그런데 여기 모인 사람들은 하나같이 결의에 찬, 다소 절망하고는 있지만 그보다 뚜렷한 의지가 빛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얼굴로 애인에게 다시 애걸복걸하거나 매력을 키워 정면 승부를 건다거나 다른 사람으로 아픔을 잊거나 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도 아니었다. 이 사람들의 전략이야말로 희한했다. 이들은 애인을 직접 ‘복구’하려고 모여들었다.
-그러니까, 당신들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사랑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