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그리고 모든 삶에 관하여, ‘어느 서민 여성의 삶, 노년, 죽음’
디디에 에리봉의 <어느 서민 여성의 삶, 노년, 죽음>(문학과지성사, 2025). 저자와 제목만으로도 책을 펼칠 이유는 충분했다. 2021년 국내에 번역 출간된 <랭스로 되돌아가다>(문학과지성사)의 열렬한 독자라면, 그가 고향인 프랑스의 작은 공업도시 랭스를 떠나 노동계급의 탈주자로서 지식인으로 파리에 정착하기까지, 그가 아버지의 죽음 이후 성인기 내내 찾지 않았던 랭스로 되돌아가기까지, 절연하고 살았던 가족과 다시 마주하며 자신의 계급 정체성과 성 정체성의 교차를, 그 역사를 분석하기까지, 그가 글을 통해 시도한 방식을 잘 알 것이다.
디디에 에리봉 ‘어느 서민 여성의 삶, 노년, 죽음'(문학과지성사, 2025)전작을 읽지 않았더라도 노년과 죽음, 생의 취약성과 제한성을 둘러싼 첨예한 질문 앞에 서 있는 독자에게, 특히 그것을 자기 이야기에서 풀어내면서 타인의 목소리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이에게, 혹은 타인을 통해 자기의 세계를 돌아보길 원한다면, 경험적이면서도 분석적인 글쓰기에 관한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