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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그램의 시간, 130년의 가치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지만 무엇보다 엄격하다. 한 세기가 넘게 이어온 창작물이라면 그 자체로 가치 있다.

1924년 루이 비통 릴(Lille) 스토어 제품 카탈로그 표지.

나의 첫 번째 ‘백’은 루이 비통 스피디였다. 물론 그 전에도 수없이 가방을 들어왔지만 ‘백’이라 칭할 만한, 그러니까 소유한다는 기쁨을 준 첫 물건은 모노그램이 펼쳐진 스피디였다. 모노그램이라는 명칭도 몰랐고, 그저 갖고 싶어 20년 전에 구입한 백은 여전히 나의 옷방에 있다. 20대의 내가 회사 갈 때나 짧은 여행을 떠날 때 애용한 이 친구는 점차 늘어나는 백 사이에서도 여전히 존재감이 있다. 보고 있으면 그 시절 내가 떠올라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이후 위시 리스트에는 다른 모노그램 백이 올라오곤 했다. 내게는 20년 역사지만 루이 비통의 모노그램은 130주년을 맞이했다. 한 세기가 넘게 사랑받아온 것은 고전, 클래식이란 가치를 부여받지만 그만큼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창작자의 의도와 진심이 그만큼 오래 세상과 공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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