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바지에 무슨 일이?
No Rules, No Pants
토요일, 친구와 함께 호숫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근처에서 프랑스와 영국, 미국 등 갑작스럽게 불안정해진 서구의 정치 상황에 대해 토론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나는 하늘에 떠가는 구름을 바라보며, 최근 바지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헤아리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 각자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있다. 나는 호숫가의 목가적인 분위기 속에서 조나단 앤더슨의 2024 F/W 시즌 로에베 쇼를 떠올렸다. 그 쇼는 시골 저택에서 창밖을 바라보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 컬렉션에서 눈에 띈 것 중 하나는 뷔페만큼 다양한 팬츠 실루엣이었다. 풍선처럼 부푼 벌룬 형태의 카고 팬츠, 펄럭이는 하렘 팬츠, 허리와 종아리 부분은 좁으면서 허벅지 부위에 드라마틱한 볼륨을 연출해 ‘위버조퍼스(Überjodhpurs)’라는 명칭이 딱 어울리는 팬츠 등. 이것도 극히 일부다.
이번 시즌 앤더슨만 팬츠의 전 영역을 탐구한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