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마주하는 한국 건축의 기운.
주한 프랑스 대사관 김중업파빌리온(옛 대사집무동)
건립 1962년 복원 2023년 건축가 김중업
벽으로 건축물을 지탱하는 방식 대신 최소한의 철근 콘크리트 기둥으로 채광과 환기와 너른 공간을 확보하는 필로티 구조를 근현대 건축에 들여온 르 코르뷔지에. 그에게 사사한 김중업 역시 필로티 구조를 자신의 설계에 종종 녹여냈고, 1960년대 흑백 사진 속에 남은 주한 프랑스 대사관 당시 대사집무동을 지지하는 1층의 기둥들과 그 사이 정중히 자리한 중앙 계단, 이들이 저기 밖에서도 시원하게 보이는 풍경은 멀리 북악산에서 부는 바람마저 들렀다 가지 싶을 만큼 의기가 장해 보였다. 업무 공간 확장이 필요해 이러한 필로티 구조를 벽으로 막았던 모습을 다시 김중업의 설계 그대로 복원한다는 소식이 속 시원하지 않을 수가 있나. 다시 호방해졌을 정경을 고대한 채 마주한 대사관 앞에서 파빌리온이 어디 있나 헤매기도 전에 말로만 듣던 그것에 먼저 압도되었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