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패션을 대표하는 순간은 정확히 꼽을 수 있다. 2000년 2월 제42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이었다. 제니퍼 로페즈가 베르사체 시폰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순간, 세상은 완전히 달라진다. 네크라인이 배꼽 아래까지 내려온 드레스의 모습에 전 세계는 혼란에 빠졌다. 드레스를 어떻게 고정했을까? 옆에서 보면 어떤 모습일까? 모두가 그 드레스를 보고 싶어 했다. 드레스의 영향력은 구글 이미지 검색 서비스를 탄생시킨 배경이 될 정도였다. ‘디지털 패션 소비’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미국에서는 ‘오츠(Aughts)’로, 영국에서는 ‘너츠(Naughts)’로 불린 2000년대는 셀러브리티의 시대가 된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급증하고, 블로그는 파파라치 사진으로 가득했으며, 2006년 트위터의 등장으로 팬들은 홍보 담당자의 방해 없이도 좋아하는 유명인의 삶과 생각을 가장 먼저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주류 패션에 대해 말하자면, 극히 이상한 나머지 매력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