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잃는다면 삶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하지만 지난날의 기억이 삶의 가치를 결정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제주 포도뮤지엄에서 ‘기억’ ‘정체성’ ‘가족’ ‘추억’를 다루는 전시 <어쩌면 아름다운 날들>이 내년 3월 20일까지 열립니다.
전시는 인지 저하증(치매)을 매개로 기억과 정체성의 관계를 탐구합니다.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이 주제는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것이죠. 국내외 작가 10여 명(알란 벨처, 루이스 부르주아, 셰릴 세인트 온지, 정연두, 민예은, 로버트 테리엔, 더 케어테이커 & 이반 실, 데이비드 벅스, 시오타 치하루, 천경우 등)이 참여했습니다. 작가들은 기억상실과 혼란이 꼭 처참한 결론은 아니라고, ‘어쩌면 아름다운 날들’일 수도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생명력이 넘쳐나는 여름이지만, 포도뮤지엄의 전시로 숨 고르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듯합니다.
셰릴 세인트 온지, ‘새들을 집으로 부르며’, 2018-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