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12회, 학원에서 국어 강의를 하던 표상섭 선생(김송일)이 이런 얘기를 한다. “이광수의 <무정>을 처음 읽을 때 너무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삼각관계에 빠진 형의 일기장을 훔쳐 읽는 거라고 생각해봤다. 그렇게 보니 꿀잼이더라.” 문학조차 주입식으로 교육받은 아이들에게 흥미를 부여하기 위해 한 말이다. 좋은 떡밥이다. 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건 재미있다. 그런데 사실 고상 떠는 사람들의 속내를 엿보거나 이웃의 스캔들 현장을 직관하는 듯한 재미로는 안판석 감독 드라마가 최고다. 이 드라마도 그렇다. 극본은 감독이 공모전에서 발탁한 신인 박경화 작가와 함께 개발했다.
tvN ‘졸업’ 스틸 컷이번에 이들이 하이퍼리얼리즘으로 해부하는 현장은 입시 학원가다. <졸업>의 홍보 포인트는 학원에서 벌어지는 사제 간 로맨스다. 그러나 12회까지 진행된 현재, 로맨스는 잔가지처럼 느껴질 정도로 교육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졸업>의 교사와 강사들은 가르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