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몸값이 높아질수록 국내 제작 환경의 앓는 소리도 커져간다. 배우들의 출연료는 왜 치솟고 있나? 그 발화점에는 무엇이 있는가?
글 / 이지현(영화평론가)
올해 초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는 드라마 산업의 위기에 관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제작사와 방송 플랫폼 관계자들은 배우의 급격한 출연료 상승에 관해 우려를 표시했고, 상반기를 지나면서 당시의 걱정은 실재가 되어 나타났다. 얼마 전 <매거 진한경>은 ‘배우 몸값 1회당 3억원, 치솟는 K콘텐츠 제작비’란 제목의 기사를 내 놓았는데, 해당 기사는 지상파에서 회당 1억원을 받던 배우가 넷플릭스에서 2억 원의 개런티를 받았고, 이후 스스로 출연료 기준을 상향시켰다는 내용이었다.
톱 배우의 출연료 문제는 대중에겐 다소 악랄하게 비칠 우려가 있다. 만일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작품이 실패한다면, 사태의 원인으로 그 배우가 지목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패를 통한 수익 창출의 이미지는 역설적으로 배우에게도 나쁘게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