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잃어버린 꿈을 도시에서 다시 찾을 수 있을까. 모든 문화가 별처럼 반짝이는 곳, 로스앤젤레스로 떠났다.
트레킹을 하며 바라본 할리우드 사인.서울이라는 도시에서 10년을 보냈다. 누군가 그 세월에 대한 소감을 묻는다면 ‘내 나이 31세, 로또 외의 꿈은 없고요. 그냥 놀고 싶습니다’라고 답할 준비가 서서히 되어가는 중이었다. 도시는 같은 걸 욕망해야만 굴러가는 곳일까? 체념에 가까운 심정으로 로스앤젤레스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꿈꾸는 자들의 도시’라는 예쁘장한 수식어를 의심하는 한편 기대를 건 채.
로스앤젤레스 공항 밖으로 나오자마자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었다. 바삭하게 말린 이불에 코를 박고 싶은 날씨였다. 이제 막 서울의 혹독한 겨울을 지나온 탓인지, 로스앤젤레스의 온화한 공기가 낯설기보다는 반갑게만 느껴졌다.
곧바로 차를 타고 다운타운에 위치한 목시(Moxy) 호텔로 향했다. 객실에 들어서자 생각보다 작은 방의 크기에 잠시 실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