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들의 플레이리스트.
아버지가 자주 들려주던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
LAND ROVER DISCOVERY박찬휘 자동차 디자이너, 작가
당신과 나 사이에는 푸른 도나우가 영원히 흐른다. 예전에 살던 집 근처에 강이 있었다. 일상의 분주함에 그 강의 이름을 확인할 여유조차 없이 산 지 한두 해쯤 지났을까. 그 강이 바로 요한 슈트라우스의 주제, 음악 교과서에서 숱하게 등장했던 <아름답고 푸 른 ‘도나우’> 강이란 걸 알게 되었다. 말로만 듣던 ‘도나우’가 바로 옆에 있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어느 해 내게 잠시 들른 아버지와 나는 함께 도나우강을 지났다. 아버지가 강을 보며 말씀하셨다. “음악 수업시간에 등장했던 곡의 배경. 환상에나 있던 ‘도나우’를 아들 덕분에 만나게 되었다”며 내게 고맙다는 말을 했다. 이어진 강처럼 아버지와 나 사이에는 클래식이라는 교감이 늘 존재했다. 시골에서 자란 아버지는 읍내에서 할아버지가 구해온 장롱 위 낡은 라디오 덕분에 클래식 음악을 처음 듣게 되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