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우리를 위로하는 건 때로는 가족사진 한 장입니다. 가족사진은 우리 개개인이 지나온 역사의 기록이자 마음의 부적입니다. 가족사진 촬영은 그 자체로 즐거운 이벤트이기도 합니다. 가족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니까요. 어느 때보다 가족이 소중했던 2020년 보그 가족사진관이라는 간판 아래 열두 명의 포토그래퍼가 열두 가족을 촬영했습니다.하나, 둘, 셋, 찍습니다!
주상우+최순자+주경희+주경선+주경진+주경은
네 자매와 부모님이 한집에 사는 조용할 날 없는 가족. 여섯 식구가 30년째 파주에 산다. 거실 한쪽 벽에는 작은 액자 하나가 걸려 있는데 막내 경은이 백일 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관에 갔다가 서비스로 얻은 사진이다. 가족 구성원이 한 명씩 늘 때마다 비용도 눈덩이처럼 늘어갔기에 제대로 된 가족사진 한 장 찍지 못했어요. 맏언니 경희는 언젠가 네 자매가 성숙한 성인이 됐을 때, 환히 웃으며 가족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오늘 드디어 그 꿈을 이루게 됐다며 가장 들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