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를 보며 떠올린 상상.
S7의 엉뚱한 도전
S7이 런던탑의 근위병처럼 단정하게 서 있다. 비가 막 그쳤지만 차체에는 광택이 여전한 걸로 봐서 S7의 오너는 적어도 부지런한 사람이겠거니, 이런저런 생각을 잠시 해본다. 그러다 주차된 배경마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S7을 잘 정리된 도시가 아닌, 전혀 다른 환경에 옮겨놓고 싶은 못된 상상까지 해본다. 이를테면 비를 한껏 머금어 지저분해질 대로 지저분해진 임도라든지, 정비가 안 돼 지뢰밭처럼 드문드문 포트 홀이 나타나는 답 없는 도로라든지. 왠지 모르게 S7이라면 그런 친절하지 못한 환경에서도 품위를 지키며 아무 일 아니라는 듯 쉬이 빠져나올 것 같으니까. 반대편에 앉아 턱을 괴고 손가락으로 S7의 커다란 휠을 따라 그리며 상상을 이어간다. 홍천강 400리 길은 어떨까. 강원도의 굽이진 지류를 따라 들고 나는 롤러코스터 같은 코스가 140킬로미터쯤 펼쳐지는 곳.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S7을 흥분시키기에는 부족함 없는 코스가 되지 않을까.